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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대 (Young-Dae Choi)

'삶과 죽음 사이의 언어'라고 하는 화두로부터 출발한 최용대의 작품 세계는 줄곧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한다. 그것은 표현주의적 화풍으로부터 오늘날의 '숲(La forêt)' 시리즈라는 정제된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동일한 관심사였다고 할 것이다. 우리가 그의 최근 작업의 특성을 '허물기로서의 붓질'과 '여백 아닌 여백'으로 규정했을 때, 그가 이것을 통해 구현하려고 했던 숲의 메타포란 결국 무엇인가? 그가 “하나의 작은 숲을 이룬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라며 토로한 바와 같이, 숲(자연)의 메타포는 우리의 인생(인간)이다. 거기에는 오늘날 인간으로부터 대상화된 자연의 모습을 복원하려는 작가의 소박한 자연관이 자리한다. 자연과 인간 사이의 화해와 공존을 도모하는 주체는 더 이상 인간에게만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오늘날 객체로 간주되는 자연이 들려주는 메시지에 우리가 귀 기울임으로써 가능해진다. 최용대의 작업은 회색의 숲으로부터 발원하는 '들리지 않는 메시지'와 '보이지 않는 무엇'을 찾는 것에 집중한다. 자연의 목소리를 내 안에 육화(incarnation)된 채로 듣고 이해하는 일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의 설치작품 〈헐벗은 나무; 시로 들어가는 프롤로그(The bare tres; a prologue to poetry)〉(2010)에서 드러나듯이, 결여와 부족분은 언제나 그 결여를 메우려는 새로운 출발점을 알린다. 그가 2010년 헐벗은 나무로부터 시를 요청했듯이, 2014년 우리는 그가 '여백 아닌 여백'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요청하고 있는 손짓에 화답하고자 한다. 이제 30년의 화업을 정리하면서 다음 작업을 찾아나서는 그에게 그것이 새로운 프롤로그가 될 수 있을지를 기대하는 일이란 무척 가슴 설레는 일일 것이다. 주체와 객체의 벽을 허물고 양자를 소통시키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사이 세계'에 대한 관심은 그의 회화에서의 여전한 미덕이다. 그런 면에서 그의 다음의 두 시구는 음미할 만하다. "네가 오리라 / 기다리던 길 어귀에 / 너는 오지 않고 / 나무들 사이로 / 어둠이 오고 있구나./ (중략) /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것이 / 사람인지 아니면 / 사람의 마음도 모르고 / 유유히 흐르는 저 달빛인지..." “네가 떠난 자리 / 눈발이 날리고 / 눈 쌓인 들판 위로 / 나목들이 장승처럼 서있다. / 네가 눈 날리는 숲에 있었는지 / 내가 눈 날리는 숲에 있었는지 / (후략)” 

La Foret 숲

2014.04.10 - 2014.05.31

ARTISTS

 

최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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