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6 - 2010.12.08

ARTISTS

 

이민하 (Min-Ha Lee)

 

'생명의 끈' 미추(醜)

이민하 展

이민하 (Min-Ha Lee)

생명의 끈 - 미추(美醜).

 

진정 미는 무엇이고, 추함은 무엇인가? 아름다움과 추함은 생존 본능 속에 공존한다.

이에 작가의 작업은, 자연의 순환을 한 화면에 담고 있으며, 동서고금(東西古今), 실재와 비실재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여 그를 통해서 현대사회의 아이러니함과,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를 허물고 그 속의 생명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우리 사회는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엄청난 변동의 소용돌이를 수없이 통과해 왔다.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 나라의 멸망, 식민지배, 분단, 전쟁, 쿠데타, 독재정치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격동의 세월 속에서 사회 전체는 물론 가족과 개인이 입은 상처는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 상처는 되 물림과 사회적 감염으로 인식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확산되었고,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의 삶속에 반인륜적인 일들이 너무나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부모를, 아내를, 동네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수많은 극악한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 부도덕한 정치적 폭력에 동원되어 심리적 상처를 입은 한 남성이 알코올 의존 상태에서 아내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폭력에 시달리면서 살아가던 아내는 우울의 늪으로 빠져든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우울한 어머니한테서 사랑의 결핍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아이는 영혼의 성장을 멈춘 채 방황한다. 그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고, 어둠의 역사는 이렇게 반복된다. 현대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소통과 쓰다듬는 사랑이다. 그리고 남이 나를 인정해 주는 힘이다. 어찌 보면 사람의 한평생이 남한테 인정받으려 애쓰는 과정이 아닐까. 특히 마음이 병들어 고통당하고 있을 때 나의 고통에 귀 기울여 알아차리고 인정해 주는, 남이 건네는 힘이란 실로 감동적인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또 하나의 힘은 바로 스스로 인정하는 힘이다. 남이 아무리 자신을 인정해 주어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마음에 상처를 지닌 사람은 스스로 인정하는 힘이 약하거나 신뢰감(믿음)이 깨어져 있기 때문에 쉽사리 속을 보이지 않는다. 바로 이런 사람에게 지속적인 소통과 사랑이 필요하다. 그리고 남한테 인정받는 순간 그렇게 인정받는 자신을 가치 있고 아름다운 존재로 받아들이게 된다. 마른 펌프에 마중물을 부으면 물이 쏟아져 나오는 이치와 같다. 내가 하는 작업도 이것의 연장선에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고통 뒤에 깨달아가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아 표현하려 한다. 2010년 이번 개인전은<생명의 끈-미추(美醜)>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그를 통해 진정 미는 무엇이고, 추함은 무엇인가? 에 대한 고민을 풀어보고자 했다. 아름다움과 추함은 생존 본능 속에 공존한다. 아름답게 핀 꽃에서 낙화를 본다는 것 그리고 겨우내 매 마른 가지에서 풍성한 가을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미와 추의 존재론적 개념에서 가치론적 개념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며 그 존재와 가치는 함께 공존함을 보여준다. 이에 본인은 자연을 통한 변화하는 모습을 한 화면에 나타내고 때로는 열매를 맺는 자연의 생명성에 모성의 시각으로 감정이입 하고 있다. 연약해 보이는 자연에서 깨닫는 생존을 위한 끈질긴 모습과, 하잘 것 없어 보이는 풀들도 잠시 동안의 정지도 존재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모습에서 에너지가 느껴지고 삶의 진리를 깨닫게 했다. 진정한 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추함은 무엇인가. 이에 본인은 미에서 추로 넘어가는 그 경계의 과정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면적인 부분에서는 현재 본인의 상황과 감성을 자연에 몰입해서 표현하고자 했고, 표현방법적인 부분에서는 추상과 객관적 실재와의 조화로운 결합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또한 중층적으로 배어나오게 하는 마티에르, 일획의 간결함, 세밀한 묘사의 필법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지필 묵(紙筆墨)이라는 동양적 질료를 콜라주와 채색의 적절한 서구적 표현방식을 혼합해 탐구하면서 한국화를 나만의 표현법으로 새롭게 시도해 보려했다.